2024년 2월 29일
이렇게 2월이 간다
이렇게 일년의 1/6을 보냈다
3월이 온다
2024년 2월 28일
그 모든 시도와 실패와 절망이
마지막에는 의미를 갖게 되는 거라면
받게되는 질문과
지어야하는 표정과
해야하는 대답
그것은 일종의 수치이자 모욕이다
이 역할극을 언제까지 계속해야 하나
난 또 누구를 그렇게 보고 있었나
넌 괜찮을거야
내가 문제지
platysma 주의할 것 – 14년 되었다
2024년 2월 27일
안부에 ‘네’ 하고 답만 하는 것보다
안부를 묻는 입장이 되어야 하는데
생각보다 습관이 되어 있지 않아 쉽지 않다
30년 동안 대답만 하고 살아와서인지…
아니 어쩌면
아랫사람에게는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이려나
아무튼…
이동하게 될 시 PC 갈무리 여부 꼭 확인할 것!
2024년 2월 26일
내면에 집중한다는 핑계로
인간관계를 개차반으로 만들어놨구나
노오력은 힘들고 잘 되지도 않는다
2024년 2월 25일
똑같고 비슷한 하루
성실하게 살아보려고 노력했고
중간에 한 번 졸았고
마음에 잘 담으려고 노력한 구간도 있었고
귀에 닿지도 않고 흘러간 구절도 많았고
난 또 무엇을 놓쳤는지
무엇이 아직 준비가 안된 것인지
시간이 지나면서 멍은 옅어지지만
동시에 시간이 지나면서 wound healing process도 둔화되고 있다는 것을
종이에 손가락을 베였다
트렁크에 대일밴드가 있겠다고 생각했지만 없었고
나는 또 굳이 문을 연 약국까지 찾아가서 밴드와 연고까지 샀다
자기자신을 과보호중 ㅋㅋㅋ
상처는 금방 아물 것 같다
책을 끊임없이 사고 있다
난 뭘 원하는 걸까
아니 사실은 알고 있다…
2024년 2월 24일
토요일 근무는 사람을 소진시킨다.
2024년 2월 23일
새벽기도에 실패하고 패배감에 잔뜩 젖은 기분으로 일어나서
일어나서는 자기전에 들었다고 또 노래가 재생되고
이만 겨우 닦고 뭐 한 것도 없는데 평소보다 한참 늦게 집을 나서서는
나오다가 담벼락에 휠을 긁어먹은 아침의 기분이 좋을 리가 없다
아 기분나빠…요 며칠 중 최악이다
헛된 꿈 헛된 꿈 헛된 꿈 헛된 꿈
이제 그만 버릴 때도 되지 않았나
아버지 내게 은혜를 베푸사…
2024년 2월 22일
눈길 새벽출근
평균속도 45정도로 온 것 같음
그래도 길이 막히지는 않아서 시간은 비슷한듯
차선이 안보여서 고생
체감상 도로에 차가 적음
다들 조심조심 운전하느라 거북이 걸음이지만
그래도 부닥치지도 않고 오히려 흐름은 나은듯
역시 교통체증은 만악의 근원이다
눈덮인 가지에 비추는 가로등 불빛이 예뻤음
사진은 신호대기중에 차 안에서 폰으로 찍어서 이모양이지만
어제는 내 옆에서 접촉사고가 나고
오늘은 차 빼면서 후진하다 뒤에 차 박은 줄 알았는데 아니었고
음…뭐지…
외로움과 배고픔에 익숙해질 때가 왔다는 것
전에는 그러지 못했으나
이제는 그럴 수 있으므로
에릭 휘태커
강의 듣는데 도전, 영감을 받는 부분도 많고
공감도 되고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도 많다
나는 내 머리 속에서 희미하게 부유하고 있던 감정들이
타인의 말이나 글을 통해 명확히 정의되고 묘사되는 때가 기쁘다
이름 없던 것들에 이름을 붙여주고
실체가 없이 반투명한 것들에 형태를 정해주고
있을 곳 없어 떠다니던 애들에게 있을 바닥을 마련해주는 느낌이다
어쩌면 내 생각인데도 내가 스스로 정의를 명확히 내리지 못해 어떻게 할지를 모르고 놔두고 있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말과 글을 통해서 정의되는 게 더 기쁜지도 모른다
거기에는 나만 그런게 아니었구나 하는 안도감이 포함되어 있다
오늘 들은 강의에서 특히 인상깊었던 부분은
Composer는 collector라는 것
자신이 살면서 들은 멜로디 중 음~이거 좋은데? 하고 주머니에 넣어놨다가
필요한 순간에 그걸 꺼내쓴다는 것
그리고 그게 꼭 멜로디나 코드에 국한된 것은 아니라는 것
그것은 영화일수도, 어떤 장면이나 그때 받은 순간의 느낌일 수도, 미술작품이거나 시일 수도 있다는 것
그 경험들의 집합체는 나만이 가진 고유한 것이고
나라는 사람의 필터를 거치기 때문에
더더욱 고유하다는 것
자신의 작품을 예시로 들면서, 000를 들어보면 처음에는 000의 000가 들리고, 그 다음에는 000의 000가 들리고, 마지막에는 000가 들린다는 이야기에는 안도감마저 들었다
아 원래 그렇게 하는거구나
그럼 그렇게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는거구나
오히려
내가 완전히 새로운 것을 창조해낸다는 게 오만에 가까운 생각이었구나
에릭의 강의는 여러가지 의미로 도전을 준다
어쩌면 생업과 전~혀 관련없는
음악이니 꿈이니 이미지니 self니…
그런 이야기들이, 그런 이야기를 하는 시간들이 사람을 살리는 게 아닐까
적어도 나에게는
It works for me
Melodie that represents MYSELF
그걸 찾았다니
부러운데
나도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미지에서 구조를 먼저 그리고 핵심성분(golden brick)을 찾아낸 뒤 그걸 가지고 확장, 분해, 대칭, 변형을 통해 벽돌을 쌓듯이 쌓아가는 작곡의 과정.
나도 꼭 이렇게 해봐야지 하고 다짐한다
원래 그곳에 숨겨져 있는 걸 드러내기만 했다는
지극히 천재적이면서도 겸손마저 느끼게 만드는 저 발언이란
아저씨 그게 될라면요…일단 그게 보여야 하고 그다음에 그걸 tengible form으로 만들 줄 알아야 하고요…
공명의 중요함을 여실히 느낀다
전자피아노로는 해결이 되지 않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일단 sustain pedal 부터라도 주문을 해놔야…
여건이 된다면 방음방을 하나 만들고 (제일 좋은 건 그랜드피아노겠지만 어휴 그건 아무리 나라도 너무 오바다) 업라이트피아노를 하나 들여놓는 것이겠지만…
오는 길엔 기타샵을 들렀다
나는 또 어쩌자고…
뭐 어쩔 수 없다
이게 나인걸
사실 공부를 제대로 해봐야하는데 귀찮아서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것 뿐이다
산책을 하다 너구리인지 오소리인지 한 것을 봤다
불쌍하게도…
2024년 2월 21일
예수께서 이르시되 딸아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으니 평안히 가라 네 병에서 놓여 건강할지어다 (막 5:34)
너는 나에게 그냥 딸이야
다른 그 무엇도 아닌, 그냥 어린 딸
인간의 노오력 vs 마음을 드리는 것
난 아직도 이걸 잘 모르겠다
detox 끝판왕 유튜브 알고리즘 지우기
그리고 아침의 꿈
그니까 화장실 꿈은 언제까지 꿀거냔 말이지…
그래도 화장실 칸칸이가 깨끗은 했단 말이지…
그래도 화장실은 화장실이란 말이지…
대체 늦게 일어났으면 빠릿빠릿 움직일 것이지
왜 세수도 안하고 옷도 안갈아입고 이불 뒤집어 쓰고 나가가지고는
차도 못찾고, 이미 멀끔한 차림으로 출근하는 동기들 옆에는 왜 괜히 가가지고는 머쓱하게 인사를 하냔 말이지…
대체 왜 화장실에 이불을 끌고 들어가냔 말이지…
그 화장실은 왜 그렇게 좁냔 말이지…
집 화장실이나 쓸 것이지 뭐하러 공중화장실을 들어가서 그 ㅈㄹ을 하고 있냔 말이지…
혼란하다 혼란해 @_@
2024년 2월 20일
아침에 방울토마토 + 미역국 먹고 당을 재니 181 나와서 깜놀
미역국 봉지 뒤집어서 성분표 확인해보았으나 당분 극소량
뭐지? 하고 손가락 찌르는 기계 열어서 해보니 140대
이것도 사실 납득이 잘 안가는 수치이긴 하다
왜냐하면 바로 그 전날에는 똑같이 방토랑 계란 2개를 먹었는데 110대였단 말이지…
한 시간 뒤 찍어보니 다시 90대…
가설1.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스트레스 받아서?
가설2. 방토가 달아서?
가설3. 미역국 조합이 문제?
모루게따…🤷
출근해서 할 일하고 잠깐 남는 시간에 의자 뒤로 제끼고 쪽잠을 청했는데
꿈에서도 나는 혈당을 재고 있었고
그런 나를 흥미롭게 쳐다보는 얼굴이 동그란, 정말 동그란 소녀를 보고
아 쟤도 당을 꼭 재줘야겠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고
근데 자꾸 뭐가 하나씩 없어져서 (알콜솜…란셋…검사지…) 결국에는 소녀의 당을 재주지 못하였고
지금 내 눈 앞에 있는 얘 당을 재줘야 하는데 자꾸 내 손에서 길잃은 바늘끝이 튀어나와서
결국엔 볼썽사납게 애 앞에서 알콜솜과 쪽집게를 듣고 벌거벗은 심정으로 내 손에 거꾸로 박혀있는 바늘을 꺼내야했고
근데 꺼내보니 바늘이 아니라 그냥 좀 날카롭게 생긴 먼지들이었고
아이 뭐야 먼지였잖아 그래도 문제를 묻어놓지 않고 직면해서 해결하니 생각보다 별것 아닌 것이어서 다행이다 라는 생각을 했고
주위를 둘러보니 소녀는 그 사이에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고
꿈에서 깨고 난 다음에야 나는 또 뒤늦게 깨달음을 얻고
나는 얼굴이 정말로 동그란 그 아이를 내 맘대로 비만 + 당뇨고위험군으로 속단했고
내가 저 아이를 어서 일깨워서 구해줘야겠다는 우월한 초조함 및 자만심에 젖어있었고…
오늘 아침부터 왜 이렇게 힘든 사람들이 오냐
Compose
OK, I found it.
과거의 기억들이 망령처럼 나를 쫓아다닌다
특정 상황에 처하면 스위치가 켜지는 것처럼 소환되어 재생되는
특정 장소들, 특정 기억들
좀만 생각해보니
일하고 있을 때는 대학원 다닐 때의 장소가 기억이 나고
반주를 하고 있을 때는 인턴 때의 장소가 기억이 나고
그럼 내가 대전 생각을 하게 될 때는 언제지
그렇다면 이건 망령이 아니라
지금의 이 모습을 간절히 바랐던
그때의 나를 자꾸만 떠올리게 하시는 것일지도
있어 마땅한 것들을 만들고 싶다
하나님께서 ‘내가 그것이 거기 있기를 원한다, 내가 그것을 허락한다’ 하는 것들만 만들고 싶다
2024년 2월 19일
저녁…7시인가부터 너무 졸려서 잤다
중간에 새벽 1시에 깨서 혈당도 재고, 화장실도 다녀오고, 수분보충도 하고 다시 잤다
메세지가 와 있었다. 그것도 아주 많이
영향을 받는 것이 별로 좋지는 않군…하지만 이것까지 끊어버리면 아직은 좀 그럴 것 같아… 일단 그냥 두고 있어볼까…
하면서 다시 잤다
꿈을 엄청 꾼 것 같은데 일어나니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오늘은 월요일, 또 새로운 책을 주문할 때가 왔다
구강악안면외과 교과서를 주문했다
나는 이 비밀을 한 번 풀어보고 싶다
2024년 2월 18일
또 한 번의 일요일
하루만큼의 은혜
하루만큼의 깨달음
하루만큼의 교제
하루만큼의 성장
그리고…detox on going
2024년 2월 17일
아침 9시-저녁 5시 교회에 있다 집에 오다
혈당다이어트 순항 중
오늘은 날이 맑아 별들이 잘 보였다 오리온자리 목성 그리고 이름 모를 다른 별들도
rehab, detox
모르겠고 지금은 그냥 무지하게 고통스럽다
2024년 2월 16일
키워드
-가슴통증
-가족
기도해야한다는 메세지였는데
안했다
오늘 새벽에도 비몽사몽간에 새벽기도 들어갔다가 그냥 끄고 나왔다
그런데 하필이면 말씀이 마음밭이라니
이런 쉣…
이런 날은 내가 싫어진다 =_=
아 생각났다 기분이 나빴던 진짜 이유
결국엔 모든 게 돈문제였던
나는 왜 이모양일까
난 왜 이것밖에 안될까
받은 건 쉽게 잊어버리고
조금이라도 손해보는 건 못견뎌하고
양보하고 이해하는 것은 익숙하지 않다
내가 한 게 얼만데 지금 나에게 왜 이러시는거냐고
주님이 주신 차를 타고 그러고 있었다
그리고 바로 죄송하다고 하긴 했지만
그건 그냥 더 욕 들어먹기 싫어서 나오는 반사작용 같은 거였다
It’s how the world keeps its balance
그러니까 몇 년 전에 받은 가외의 은혜는 당연했던 거고
지금 일하는 것에 비해 과한 보상을 받는 것에 대한 영점조절은 화를 내면서 싫어하고 있는 것이다
아 정말 별로다 나 =_=
오후 10:58
누가 누구를 accusing 하고 있었던건지
Want 와 need를 일치시키는 작업
사랑에 빠진다는 것은 일종의 병적상태
호르몬 교란, storm
그리고, 사랑을 잃은 다음 말 그대로 heart-broken state, 심장이 고장나버린 사람들
I wanna see it clearly
I can’t think straight when you are around
저를 준비시키고 계시는군요
감사합니다
은혜에 감사합니다
받은 은혜는 당연하게 여기고
조금이라도 손해인 것 같으면 금방 파르르르 떨며 들고 일어나는 저의 성정을 용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아버지 오로지 주님만이
제 영과 혼 전체와 육신까지 모두 지배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오늘 저에게 필요한 말씀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의 마음밭이 옥토가 되어 삼십 배 육십 배 백 배의 결실을 맺게하여 주옵소서
백 배의 결실에 혹하지 않았다는 거짓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단지 가시떨기밭의 삶이 너무나 고통스러울 뿐입니다
그리고 아버지 주시지 않을거면 깨끗하게 지워주시기 바랍니다
이거 힘들어서 못해먹겠습니다
임재-찬양할때, 기도드리다가
임재하시는 게 느껴지면 잠잠히 깊이 받아들이기
주님 저는 주님과 함께 동행하며 제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한계와 가능성이요
영혼의 지도를 확장해 나가는 작업
어둠을 몰아내는 작업
아버지 제 안에는 아직도 그때의 다섯 살이
권태롭고 억압받았던 10대가
불안하고 우울했던 20대가
눈물로 밤의 로비를 지나 에스컬레이터를 내려갔던 30대의 제가 있습니다
And you’ve made me here like this so far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진리 빛 logos wisdom sophia god himself
보물찾기
인간에게 지성을 주시고
마음껏 탐색하고 찾아보렴
발견
족쇄가 풀리고
그러나 한 문이 열리면 한 문이 닫히고
2024년 2월 15일
쓸 말이 없다
생각해보니 어제 집에 들어가서 아무것도 안하고 그냥 잤기 때문이다
(라기엔 피아노도 2분 치고 핸드폰도 1시간인가 하고 보다 만 레이니 데이 인 뉴욕도 다 보고 자긴 했지만)
어제 간만에 일을 너무 많이 했다 명절 후 증후군 싹 다 치료-
하루 종일 앉아서 컴퓨터만 들여다보면서 키보드 두들두들 마우스 타닥타닥 목 어깨 허리 골반 다 뻐근해서 죽는 줄…아니다 솔직히 죽을 정도는 아니었잖아
그리고 교회가서 졸고;; 설교는 절반만 귀담아 들을 수 있었고 끝나고 후다닥 튀어나와서 집에와서 그러고 잤다는 이야기
일이란 무엇인가
분명 일상에서 최선을 다하라고 하신다
그렇다고 일에 매몰되면 안된다
끝나고 나면
폭풍이 지나가고 나면
나에게는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나를 잃지 않으면서 일에 몰입해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일을 해야한다
그러면서도 나에 대해 생각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보냈는데 다시 돌아왔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2024년 2월 14일
우리는 모두 가벼운 신체이형장애를 앓고 있다
누구는 좀 더 심하게
나는 아마 너를 평생 짝사랑하겠지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수많은 버전이 존재할 수 있다는게
나를 자꾸만 다잡고 가다듬게 만든다
하지만 나는
또 정신을 못차릴거야
너는 어떻게 이런 나를 믿고
이 세상에 왔니
시간이 가고 있습니다
고통스럽게 천천히
쏜살같이 빠르게
Am i getting bored or getting used to it?
fragments
조각들 조각들 끊임없는 조각들 파편들 편린들
i’m making a mosaic patterns
2024년 2월 13일
You know my everything
하지만 이런 방법으로도 더 이상 아무런 감동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나는 이제 어떻게
5:09에 보내주신 사진
뭐지 나를 향한 메세지인가
또 돌아가는 행복회로
하지만 당연히 아니었고
어묵은…뭐 전혀 모르겠다
나에게 두통을 주는 당신
사라져 줘야겠어
고통을 연장하지 말자
2024년 2월 12일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다녀오다
과천…재밌는 곳이구만
이신자 기획전이 제일 인상깊었다
미술관 복도 벽, 교통표지판에서 self에 대한 메세지를 얻다
(그니까…일기를 이렇게 쓸거면 여기다 쓰는게 맞는거냐 라는 생각이 들지만
지금은 pros cons에서 pros가 근소한 차이로 이기고 있으므로 일단 유지하자)
집에 와서 책을 새로 읽음
all the beauty in the world는 완독하고
예전에 읽던 책 다시 꺼내서 읽기 시작
결국 모든 것은 내부로 침잠하는 과정
나의 생업에 관련된 학문으로
진리에 다가가 보겠다는 나의 옛적 다짐은
이제 없던 일이 되어버렸다
적어도 고식적 학문으로의 길은 막혔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아쉽냐 하면, 아쉬운 건 사실이다
그렇다고 그 길이 다시 미친듯이 그립냐 하면 또 그건 아니다
아마 나에게 그 기회가 다시 주어진다고 해도
나는 몸서리치며 어떻게 하면 도망쳐나올지를 궁리할 것이다
그러하다면
나는 이제 완전히 새로운 독자적인 방법으로 내 세계를 구축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진리=지혜=빛=신에게 더 가까이 나아가고자 하는 열망은 여전하다
그리고 바라기로는 신이 이 세상에 숨겨놓으신 수많은 보물찾기 중
한 조각을 내가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하여 내가 그 쪽지를 찾아 펴들고 깨달음을 얻었을 때
이리저리 뛰어다니느라 볼이 빨갛게 상기가 되어서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쪽지를 잡아들고 펴보는 소녀의 뒷모습을
자애로운 선생님이 흐뭇한 웃음으로 바라보고 계셨으면 좋겠다
2024년 2월 11일
all the beauty in the world 다시 제대로 읽기 시작하다
읽다가 깨달은게
이것도 남은 자의 이야기 아닌가
아하…
콜렉션에 하나 추가
오늘 말씀
애써서 찾으려 하지 말아라
현재 나의 자리에 충실하면서
주님과 밀착하기 원하는 기도를 해라
때가 되면, 준비가 되면
사람을 보내신다
호수공원 3바퀴 돌고 옴
이런 적이 없었는데
근데 그렇게 걸어도 8000보가 안된다고?
내일은 진짜 뭘할지 잘 생각해서 실행해야 한다
갑자기 시간이 남아도니 당황스럽다
일에 파묻혀 산 인간은 이런 게 익숙하지 않다
2024년 2월 10일
출근
명절 당일에 출근한다고 하면 다들 기함을 하지만
그러려니 한다
나는 이것이 일종의 특권이라고 생각하며
때로는 남모르게 기뻐하기도 한다
바람직한 감정인지는 잘 모르겠다
일종의 배덕감…?
오늘따라 간이침대가 배기고 불편했다
누워서 생각했다
언젠가는 이것도 신물이 날 때가 올까?
그럼 그 때가 떠날 때일까?
그 때는 언제 올까?
붉은 책을 읽고 있다
제대로 적용이 될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읽고는 있다
어떠한 행동을 부도덕함으로 규정하고 내 안에서 반려도장을 찍어 inhibition하는 건
좋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이것도 일종의 매임 아닌가
지금의 나의 상황보다 1초 뒤, 하루 뒤, 일주일 뒤, 한 달 뒤, 일 년 뒤 나의 상황이 나아지기를 바란다
매 순간 발전과 진보가 있기를 바란다 (그래서 임종의 때에 비로소 내가 바라고 원하던 모습이 될 것 같다는 생각)
예전 일기를 뒤져보았다
당시에는 몰랐는데 지금 읽어보니 온통 돈, 돈, 돈, 빚, 빚, 빚 이야기 뿐이었다
막연하게 내 마음밭이 가시덤불 밭이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뭐… it’s evident
그래도 그때보다 나아진 것도 있고
여전히 똑같은 문제로 struggle하고 있는 것도 있고
집이 엉망인데
최대한 청소를 뒤로 미루고 있다
왜냐하면 나에게는 그럴 자유가 있으니까 😉
2024년 2월 9일
오전 12:28
오랜만에 피아노 앞에 앉아 반주연습 말고 오선지를 펼쳐보다
나 혼자 있는 집에서 헤드폰 끼고 치는 건데
왜 이렇게 부끄러운지 모르겠다
기도도 똑같다
아, 아티스트 웨이에 나왔던 내 안의 검열관이 이런건가
내 검열관은 특히나 더 깐깐하군
아무튼…그래도 두 개 시작
2018년 7월 14일의 하늘
저 하늘이 유난히 예뻐서 찍었는데
지나고보니 저때만큼의 하늘은 다시 쉽게 만나지 못했던 것 같다
의식적으로 하나님께 시선을 돌리는 기도를 하려고 해봐도
쉽지 않다
나라는 인간은 그렇게나 자기중심적이다
아 그러고보니
곡을 만든다는 것은 (나의 경우에 한해서)
결국에는 내가 이제까지 듣고 오 좋네~라고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저장해놓은 멜로디를 꺼내쓰는 것에 지나지 않은가…
생각해본다
오후 6:16
목소리
목소리
그리고 목소리
국립중앙박물관, 그리고 절두산순교성지 & 외국인 선교사 묘원, 교보문고 합정점을 다녀오다
오랜만에 우중충한 하늘이 걷히고 파란하늘에 뭉게구름이 나와서 반가웠다
설명절 첫날이라 이 동네는 차들이 빽빽히 들어섰다
합정역 근처 주택가는 한산하더라 ㅋㅋㅋ
동네의 연령대를 여실히 알 수 있는
절두산순교성지
병인박해가 1866년이었다고 한다
높다랗게 깎아지른 절벽 위로 끌려간 사람들은
한강을 바라보며 기도라도 했을지
지금은 찻길이 나있고 고가도로가 있지만
그때는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 황무지 아니었을까
참수를 당하기 전 그들의 심경은 어떠했을지
주님이 주신 평안으로 고요하고 담대했을지
아니면 인간이라서 어쩔 수 없이 두렵고 떨리기만 했을지
시간이 흘러 이렇게 변한 한국 땅을 봤다면
선교사 묘원은 가면 마음이 고요해진다
비석 하나하나마다 적힌 이름들
설명문을 읽고 있으면
고마움과 미안함이라는 글자만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엄청난 감정이 밀려오는 것을 느낀다
마른 단풍잎이 떨어지지도 않고 고대로 달려있는 나무가
끊임없이 바람과의 협연 연주를 들려주고 있었다
그것은 일종의 허밍으로 쓰여진 찬송가 같기도 했다
그들을 뭘 봤던 것일까
자신의 삶을, 젊음을 바칠만큼
대체 어떤 귀한 것을 봤던 것일까
나는 정말로 모르겠다
불가해의 영역이다
죽어도 한국 땅에 묻히겠다는 그 엄청난 사랑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두고 온 것들이 생각나지는 않았을까
타국에서의 삶이 힘들고 불편하고 고생스럽지는 않았을까
고향을 그리면서 눈물짓지는 않았을까
그들은 보낸 가족들은 또 어땠을까
죽어서도 자신이 평생을 바친 그 땅에 묻히겠다니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남은 가족들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나같으면
나는 화부터 냈을 것이다
요 며칠 나를 괴롭힌 감정이 바로 이것이다
나는 나를 두고 떠나간 것들에 화를 낸다
남겨졌다는 사실에 분노한다
내가 아닌 다른 쪽을 선택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이해하지 못하고 화부터 내는 내가 있다
해외 선교사님의 간증을 보았다
정말…불가해의 영역이다
머리로는 알겠다
주님의 사랑이 너무나 크고, 강렬하고, 실제적이어서…
그곳에서의 삶이 효능감이 있고, 살아있고, 나쁘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너무 좋아서
어려움도 있겠지만…
그래서 두고 온 것 같은 것은 없을 정도로
기쁨과 충만함 그리고 때로는 슬픔마저도 가득한
그곳에서의 삶이 진짜 삶이라고
머리로는 알겠다
갑자기 내가 고민하고 있는 문제들이 다 쓰잘데기 없는 문제처럼 느껴졌다
배부른 개똥철학자가 자기 그림자를 보면서 되지도 않는 고뇌를 하고 있는 꼴이다
교보문고는 예언자를 보러 갔다
두개의 판본 중 하나는 재고가 없었고 민음사 버전만 있었는데
내가 예전에 봤던 버전은 다른 책이었나보다
분명 반말이었고, 어투도 조금 달랐거든
아쉬운대로 찍어왔으니 여기 옮겨본다
또한 만일 가수와 무용수와 피리 연주자 들이 오거든 그들의 재능도 사주세요 그들 또한 열매와 유향을 거두는 자들이니까요. 그리고 그들이 가져오는 게 비록 꿈으로 빚은 것이라고는 하지만, 그건 당신의 영혼을 위한 옷과 음식이 될 테니. And if there come the singers and the dancers and the flute players, ----buy of their gifts also. For they too are gatherers of fruit and frankincense, and that which they bring, though fashioned of dreams, is raiment and food for your soul.칼릴 지브란, 예언자
2024년 2월 8일
언젠가의 자유로 (2022/9/10)
2024년 2월 7일
오후 10시 30분 경 retire
좋기도 하고 허하기도 하고
이런게 이별의 수순이라면
삶과 죽음이 완만한 속도로 임무를 교대하듯
슬픔 속에서 낡은 것이 죽고 새로운 시간이 오리라
(도종환, 슬픔의 통로)
새벽기도
남 성공 이야기 듣고 배 아파하는 건
여전하군
전-혀 변하지 않았어 ㅋㅋㅋㅋㅋㅋㅋ
오후 10:22
미셸 들라크루아 전 보고오다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All the beauty in the world 읽고 난 뒤
와 가고싶다 근데 지금 뉴욕을 갈 수는 없자나
그럼 우리나라에는 뭐가 있을까 찾아봤는데
새삼 깨닫는건 현대미술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은 몇 있어도
내가 원하는 ‘채광이 좋고’ ‘널찍하고’ ‘한적한’ 전시관에 걸려있는 ‘전통회화’ 작품은 참 없더라
미셸 들라크루아 전은 완전히는 아니지만 그런 나의 욕구를 어느정도 충족시켜줬다
La belle epoque
아름다웠던 시절에 대한 동경
기억 속에서 미화되는 풍경
다시 오지 않을 좋은 시절에 대한 그리움
도록과 포스터 2개 사들고 집에 오다
가는 길 오는 길 다 막혀서 또 가는데 식곤증인지 너무 졸려서 힘들었다
길도 두어 번 잘못 들고… 겨우 도착해서 주차장에 차 세워두고 20분 잤나
난 정말 강남이 싫다…강남도 나 싫어하니까 괜찮다…
돌아오는 길에 찍은 하늘 사진
며칠 동안 하늘이 우중충해서 찍을 게 없었는데
오늘은 그래도 하늘이 예뻤다
집에 거의 다 왔을 때 쯤에 해가 깨꼬닥 넘어가려고 하길래 허둥지둥 왔는데
역시 빛이 부족했다
근데 찍고 나서 보니 RAW file로 찍어서 보정을 하면 괜찮을 것 같기도 하다
이번에는 JPG로만 찍은거라…담엔 설정 바꿔서 RAW file도 저장하기…
수요예배 끝나고 기도
내 마음 상태에 대해 다시 한 번 자세히 알게 됨
내 마음은 온통 진흙, 뻘밭, 활화산 아래 들끓고 있는 마그마, 혹은 푸세식 화장실의 똥칸같은
액체가 가득하다
나는 그 위를 하염없이 떠다니고 떠다니고 떠다니고
나는 내 평생에 내 발 붙이고 있을 곳을 찾아 헤매었었구나
평생에 solid rock을 찾아 떠돌아 다녔었는데
성경이 말하길 solid rock은 오직 하나 뿐이라고
아 그런가, 그럼 여기에 걸어볼까
하고 보니
아직까지는 제일 괜찮은 돌로 만든 판자
나는 겨우 이 돌로 만든 판자 위에 올라타서
이제는 그 판자 위에 앉아서 주위를 둘러보는데
주변은 온통 뻘밭이고 마그마가 들끓고 있고
가끔 밑에서부터 무엇인가가 끓어올라서 터지려 하고
가끔은 지각변동이 일어나 저기 소용돌이가 생겼네 휩쓸리면 안돼
나는 돌 위에 섰기는 했으되 아직도 떠다니고 있는데
그것은 내 마음의 뻘밭이 너무나 크고 깊어서
아직 반석이 뿌리를 내리지 못하여
왜냐면 나는 내 마음에서 반석에게 너무나도 적은 것만을 허락하고 있으므로
middle of process
과정의 중간단계
내 마음의 반석이 점점 더 자라나고 자라나서
그 깊이와 높이과 너비가 점점 더 커져서
마치 직주성 뿌리 식물이 아래로 아래로 곧은 뿌리를 뻗어나가듯이
그렇게 해서 돌이 바닥에 닿고 내 마음 면적의 전체를 차지하게 되면
뻘밭은 물러가고
액체는 사라지고
나는 그때에 비로소 굳건히 설 수 있을 것이라고
아버지 저는 아직도 흔들립니다
흔들리기 싫습니다
2024년 2월 6일
어제는 피곤해서 일찌감치 잤다. 매우 옳은 선택.
오후 9:59
Theme 1
매일 들려오는 암울한 뉴스
불리하게 돌아가는 판세
목을 조여오는 압박
좁아지는 입지
불안
나는 어떻게 해야할까
나는 괜찮을까? 괜찮을 것 같은데
하지만 나는 공동체에 속해 있고
공동체가 위협을 받고 있는 한
나의 안위도 보장할 수 없기에
어떻게 해야할까요
대세는 거스를 수 없는 것 아닙니까
거대한 물결이 한 번 시작되면
물길을 막는다는 건 그 누구에게도 불가능한 일 아닙니까
그렇다면
저는
저는요
인정합니다 잘못을 많이 했지요
제가 보기에도 눈꼴 사나운 짓을 많이 했어요
주의 뜻이라면
어쩌겠습니까
달게 벌을 받아야 할 수 밖에요
그럼 저는 어떻게 기도해야 할까요
살려달라고 기도해라
너는 나에게 살려달라고 기도해야지
아 그렇지요
체면이고 뭐고 다 벗어던지고
살려달라고 기도해야지요
주님이 아니면 제가 살아 있겠습니까
심장박동 하나도 주님이 돌보시고 계신 존재인데
주가 이끄셔서 제가 이곳까지 왔는데요
그렇죠, 저는 살려달라고 기도해야죠
어느때보다 주님께 더욱 밀착하기 원하는
그런 기도를 드려야겠지요
살려주세요
Theme 2
외모를 본다는 것
내가 바로 외모를 겁나게 보는 사람이라는 것
그 눈으로 타인도 보고 나도 보고 있었다는 것
2024년 2월 5일
아침마다 내가 이 땅의 모든 악인을 멸하리니 악을 행하는 자는 여호와의 성에서 다 끊어지리로다 시 101:8
이것들이 아침마다 새로우니 주의 성실하심이 크시도소이다 애 3:23
아침마다
매 심장박동마다
새로운 은혜
매일의 첫 시간, 가장 소중한 시간을 드리는 것
내 마음을 내어 드리는 것
그 때에 이땅-내 마음의 모든 악이 도말되는 것
2024년 2월 4일
오늘 (사실은 어제)의 kaleidoscope는 노란 튤립
마음-중심에 대해
내 마음 너무 소듕해…끌어안고 내어드리지 않으려는 나의 모습에 고민하던 게 얼마 전인데
오늘 말씀이 딱 그 말씀이었다
또 마음을 내어달라는 말씀
피아노 앞에 앉아 있을 때부터
‘사랑에 빠지면 그 사람이 예뻐보이는데, 나에게도 그럴 사람이 있을까? 콩깍지가 씌어서 나를 예쁘다고 봐줄 사람이 있을까?’ 도저히 그게 믿기지가 않아서 눈물이 찔끔 났는데
말씀에 바로
‘언제까지 슬퍼하려느냐’
‘중심을 보느니라’
이러면 폭풍 우는거죠…
오늘 모임에서는
말을 하지 말까 하긴 했지만
그냥 꺼냈고
입을 떼자마자 울음이 나왔고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있는거 없는거 다 말함…
필요했던 것인가 싶기도 하고
내 안에 이 이야기가 꽉 차서 다른 이야기는 할 수도 없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신기했던 거
‘오 신실하신 주’ 만들어 보고 싶어서 마음 속에 담은 게 며칠 전인데
본문 중 애 3:21-24도 나왔음
오…
yes sign으로 받아들여도 되는건가 이거…
2024년 2월 3일
오후 11:33
오늘은 산에 갔다가 아주 예쁜 새들을 보았다
도저히 자연에서 만날 수 없는 색깔을 가진 애들이다 생각하면서 봤는데
아니나 다를까 자리를 뜰 때 보니 새장이 있었다
옆에 계신 아저씨가 기르시는 새였나보다
즐거운 구경
깨어진 지정의를 해결하는 열쇠의 큰 부분은
인지왜곡이고
왜곡된 인지의 옳은 답가지는
주님의 시선으로-라는 것
그러니 주님
저를 구하소서
선과 악으로만 나뉘어진 저의 세상에서
칭찬 아니면 비난 뿐인 저의 세상에서
행위와 외모로 보상받으려는 저의 세상에서
주님의 시선을 알려주시고
주님의 시선으로 저 자신을 바라볼 수 있게 도와주소서
2024년 2월 2일
오전 12:14
6시 5분전에 나왔을 법도 한데…했는데 정말로 나왔다는 이야기
들은 기억 없다는 이야기 – 영상이 아니고 음성만 있어서 그랬을 수도 있고
노래가 취향이 아니라서 좀 듣다 흥미를 잃어 꺼버렸을 수도 있고
들으면서 계속 생각한 건 ‘와 그때 들었으면 정말 관심 0였겠다.’, ‘정말 내취향 아니다’
그랬으면 어땠을까 저쨌을까 회로 돌려볼 필요도 없어. 나는 아마 똑같은 선택을 했을 것이다.
어릴 때 하농연습을 좀 더 열심히 했거나 (안했을 것이다)
메트로놈에 맞춰서 박자를 좀 더 맞춰보려는 노력을 했거나 (안했을 것이다)
차분하고 성실하게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나아가 보려는 노력을 했더라면 (안했을 것이다)
지금의 내 연주(라고 부르는 게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단어를 찾을 수가 없어서) 보다 훨씬 안정적이고 견고하겠지
주기도문송이 제일 어렵다 3/4박자 나오기 전까지는 빛 하나 없는 깜깜한 방 한가운데서 양손을 엉거주춤 들고 더듬더듬 헤매는 것 같다.
지금인가, 아닌가, 조금 더 빠르게인가, 조금 더 느리게인가, 앞인가, 뒤인가, 수많은 확률과 불확정성을 뚫고 한 시점을 찾아 손가락이 건반을 누른다. 이것이 맞나요, 저는 지금 틀렸나요, 정답에 가까워지고 있나요, 눈을 감고 60초를 센 뒤 정확히 1분이 된 시점에 손을 들어보라는 미니게임, 초등학교 때 하도 시끄러운 애들을 조용하게 만들기 위해 선생님들이 종종 쓰셨던 방법. 나는 언제나 성급했고 그런 나를 알고 있었고 그래서 달려나가려는 내 마음을 겨우 붙잡아 매고 천천히 침착하게 1초, 2초, 3초를 세려고 애를 썼지. 그러다가 반대로 너무 느려진 것 같아 조금 빠르게 해보려다가 내가 지금 빠른건지 느린건지 길을 잃어버린 채로 나머지 30초 정도는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그냥 모든 것이 빨리 끝나기만을 빌었어. 손을 들었던가, 주변에서 들려오는 인기척에 대충 이쯤인가보가 하고 들었던가. 당연하게도 1분을 맞춘 적은 없었다. 주변의 부산스러움과 요동에도 전혀 신경쓰지 않고 그 안의 세계로 문을 닫고 들어가 자신과 독대하면서 마음 속의 시계를 흔들림 없이 바라볼 수 있었던 아이들, 나는 어린 마음에도 그 흔들리지 않는 견고한 내면이 부러웠었다.
마지막 박자를 짤라먹는 것도 나의 오래된 습관이다. 이것은 현재의 모든 과정을 다음 과정을 위한 예비박 정도로만 생각하는 나의 견지見地를 그대로 반영한다. 최고학년의 마지막 기말고사가 끝나고 성적표가 배부되면 그 다음 날부터의 학교는 그냥 가는 것이다. 진지한 수업도, 성실한 집중도 없이 그냥 가는 학교. 나는 이미 목을 길게 빼고 그 다음 단계를 바라보고 있었던 것 같아. 이것만 끝나고 얼른 집에 가야지, 어서 내일이 왔으면, 어서 다음 달이 왔으면, 어서 졸업이 왔으면, 어서 이 과정이 끝났으면, 어서 나의 이 고통이 끝났으면. 그래서 다음단계로 옮겨가면 고통이 사라졌나?
20+n년이 지나 내가 깨달은 것은, 현재를 즐겨야 한다는 것이야. 스마트폰의 세계로 도피하면서 현재의 고통을 묵살하려 하지 말고. 내가 지금 딛고 서 있는 땅과, 내가 바라보고 있는 풍경과, 내가 만나는 사람들과, 내게 불어오는 바람과, 내가 느끼는 온도를 있는 그대로 온전히 다 느껴야 한다는 것이야. 고통이 오면 고통이 오는대로, 즐거움이 오면 즐거움이 오는대로, 침묵이 찾아오면 그 침묵을 온전히 느끼면서, 그걸 즐겨야 한다는 것이야. 그게 진짜로 사는 방법이란 것이야.
그래서
재밌게 놀고왔니? 하고 물으면
네, 라고 대답할거야
간만에 또 책을 왕창 샀다. 근데 택배가 오는 걸 뜯는데 왜 또 슬프고 공허하지. 나 이 단계는 이제 지난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
데이타임을 어떻게 보내야 하나가 과제.
오전 8:50
새벽기도시간에 폰만 켜놓고 잠드는 습관은 정말 좋지 않은 것 같다.
고쳐라 인간아…
오늘도 꿈꼭지 2개
하나는 내가 디**트 편집자로 취직을 했는데 (세컨잡…)
회사 사정이 어려워서 월급이 며칠 밀린단다.
나는 대표 둘이 안쓰러워서 어머 어떻게…라고 조금 크게 말한게
그런말을 하는 저의가 뭐냐며 날선 공격을 받고 거의 쫓겨나기 일보직전까지 갔다 (아마 쫓겨났을 듯?)
뭐지…갱신계약서 쓰고 느낀 감정의 배출을 위한 꿈이었나…-_– 입을 조심하라는 경고였나…-_- (아 이게 맞나보군)
끈끈한 유대감이 있는 사람들에게 괜한 오지랖 부리지 말고 너의 일에나 신경쓰라는 묵시인가…-_-
그 와중에도 잘리면 어떻게 할까 회로를 돌려봤는데
나에게는 본업이 있으니까 당장 먹고살 걱정은 없지만
부수입이 없어지니까 가계에 타격이 가겠다 생각을 하고
어떻게 동종업계에 이력서를 내볼까 하다가
내가 본업은 이력이 괜찮아도 이 일은 업력이 미천한데 어디 변변한데 취직이라도 될까
그냥 이참에 부업은 때려치고 본업에만 충실할까…
그런 복잡한 생각을 꿈에서 했네.
또 하나는 화장실꿈
화장실꿈은 내 내면의 상태를 보여주는 일종의 성적표라고 여기고 있는데
그래도 예전에 말도 못하게 더러워서 도저히 들어가고 싶지 않았던 상태에 비하면
그래도 많이 발전한 모습이었다.
근데 생각해보니까 남의 화장실칸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내꿈에 나왔으니까 내거인가 싶기도 하고…
대체 꿈에서는 왜 남의 칸에 들어가서 민폐인가 싶기도 하고…
나는 왜 꿈속에서 그렇게 소변을 못가리는건지 싶기도 하고…
5살에서 벗어나지 못한 오늘의 꿈 -_-
오후 10:53
신앙의 이야기를 거리낌없이 나눌 수 있는 사람
CS 루이스와 그의 부인처럼 (H가 아니고 본명이 뭐였더라?-집에 와서 찾아보니 조이 데이빗먼이었다.)
같이 무엇인가를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가 얼굴을 찾을 때까지
신앙 이야기라는 게
때로는 나의 의로 빠질 수도
때로는 너무 추상적이어서 뜬구름 잡는 이야기이기도
때로는 개똥철학이 될 수도 있는데
그런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그것 뿐만이 아니라 정말 그 이야기 듣고 서로 대화하는 게 지적유희가 될 수 있을만큼 즐거운
서로와 이야기하는 것이 가장 재미있는
서로가 서로에게 가장 친한 친구
나도 상대도 인내심이 많아야겠다
하나님 제가 주님 앞에서 다시 어린아이로 돌아왔습니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이제 마음껏 일하소서
저는 또 기대합니다
더 나은 내일에 대한 희망과 소망이
제 안에 있습니다
인정합니다 무지하게 외롭습니다
누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압니다
지금은 주님만을 찾을 때라는 걸
그 모든 결핍과 부족함을 공허함을
주님으로만 채울 수 있다는 걸
그 모든 healing process가 끝나면
주님은 저를 위해 예비해두신 배우자에게로 보내시겠지요
그런데 궁금한게 생겼습니다
질투나지 않으신가요?
저같으면 곱게 키운 딸이자 신부를
누구를 준다는 생각을 하기만 해도
질투가 장난 아닐 것 같은데요
주님의 사랑은 대체 얼마나 큰 것입니까
아버지 이것도 일종의 매임입니다
자유하게 풀리도록 도와주소서
한 인간으로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결혼을 해야하는 것도 맞고 애를 낳아야 하는 것도 맞지만
결국에는 남편도 애들도 떠나보내고
나 홀로 주님과 독대해야 한다는 것
직업이 정체성을 이루는 큰 부분이 맞고
매일의 삶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이것을 통해 주님과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어느 단계를 지나면 이것이 점점 더 중요해지지 않게 된다는 것
모든 것이 끝나고 난 다음에는
오로지 주님과 나만 남는다는 것
결국에는 나도 사라지고
마지막에는 주님만 남아야 한다는 것
2024년 2월 1일
네 성중에서 서로 피를 흘렸거나 다투었거나 구타하였거나 서로 간에 고소하여 네가 판결하기 어려운 일이 생기거든 너는 일어나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택하실 곳으로 올라가서
레위 사람 제사장과 당시 재판장에게 나아가서 물으라 그리하면 그들이 어떻게 판결할지를 네게 가르치리니
신 17:8-9
나아가서 물으라 그리하면 어떻게 할지를 네게 가르치리니
오후 1:13
꿈을 꿨다
신호가 빨간불로 바뀌었다.
나는 끝차선에서 가고 있었고, 내 왼편에는 택시가 날 지나쳐 가고 있다.
택시 빠르네…생각하면서 천천히 속도를 줄여 정지선에 맞춰 정차하는데
급정거를 하던 택시가 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거북이처럼 뒤집어져버렸다.
꿈은 아마 이드id를 강화시켜 보여주나보다.
처음에는 내 차에 흠집이나 나지 않을지 걱정했고
그 다음에는 폭발하거나 불이 나지는 않겠지? 걱정했고
그 다음에야 저 사람을 구하러 가야하나 아 귀찮은데 라는 생각을 했다.
다행히 꿈에서도 양심은 있었다. 차문을 열고 나가 뒤집혀진 운전석 쪽을 바라봤다.
아저씨는 비교적 괜찮아 보인다. 눈에 보이는 외상도 없고, 의식도 명료하다.
안전벨트 푸실 수 있어요? 물어보니 뭐가 껴서 잘 안된단다. (칼이나 가위가 있었으면 벨트를 잘랐을텐데 발 동동)
자기가 바지를 벗어서 풀리는지 볼테니 잡아당겨 달라며 벨트를 푸신다.
영차영차 겨드랑이에 손을 넣고 잡아당겨서 구출 성공.
뒤집혀진 차 옆은 위험하니 (그 바로 옆에 내 차가 있다고!) 일단 인도로 나갑시다.
그냥 바로 옆 길가에 앉히거나 눕히면 될걸, 꿈에서의 나는 좀 더 괜찮은 장소를 찾아보겠다고 꽤 큰 사거리의 보도블럭을 한 바퀴 삥 돈다.
절뚝거리는 아저씨를 옆에 끼우고서
사방을 둘러봐도 별로 좋은 자리는 보이지 않고, 일단 사고현장 옆에나 있자, 누군가 119를 불러줬을테니까. 하고 그쪽으로 갔다.
저기 사고현장 보인다. 저기까지만 가면 되는데, 아저씨 의식이 처지네. 아저씨! 눈 떠 보세요! 제 말 들리세요? 아놔
다행히 아저씨는 금방 정신을 차린다. (다친 사람을 끌고 돌아다니다니 정말 바보같은 짓이다)
아깐 분명 아무도 없었는데, 그래서 내가 아저씨를 꺼내올 수 밖에 없었는데, 어느 새 사거리에 차들이 가득 차 있다.
헉, 내 차에 비상깜빡이 안켜놓고 나왔는데
하지만 난 꿈 속에서 놀라운 인류애를 목격했다.
어딘지도 모르게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나와서 수신호를 크게 크게 그리면서 여기 사고현장이 있으니 달리지 말라고, 돌아서 가라고 다들 엄호해준다 크흡
그렇게 오지 않는 119를 기다리며 보도블럭 한 켠에 자리를 잡고 구호를 했다는 이야기.
장면이 바뀌고, 악보가 보인다.
꽤 재미있는 음악 2 피스를 들었다.
악보는 1-5-1-5 전주로 시작하는 첫 번째 노래였다. 총 6, 7페이지? 한 줄로 길게 이어붙여놓았다.
꼭 공연 때 연주자가 보기 편하게 일부러 신경써서 이어붙여놓은 것 같이.
꿈에서 노래가 재밌었고 신선하고 독특해서 흥얼거리면서 외웠는데
눈뜨니까 다 사라졌고
눈 크게 뜨고 봤던 전주만 기억에 남았다.
모든 것은 다 그 안에 있다.
두번째 꿈에서 나는 편안하고 재미있고 즐겁고 따뜻했고…그래 천국이었다고 하자.
기도를 드리고 (하는게 아니라 드리고)
마음을 드리고
자백을 드리고
그리고서는 얻는
나는 한 것이 없는데 저절로 상황이 해결되어 버리는
그러면서 동시에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새삼 깨닫게 되는
하지만 여기서 두 가지 조금 다른 것을 생각해 보게 되는데
먼저 저 과정은 (조금 모순적이긴 하나)
나는 하기 싫은데 상황이 몰리고 강압에 못이겨 어쩔 수 없이 하는 자백처럼
자의라기보다는 타의에 의한 것 같이
결코 내가 원하지 않았으나 그럴 수 밖에 없게 되어버리는 것이 오히려 진정한 고백이 되는 것 같고
두번째는 이런 걸 몇 번 경험하고 난 다음에 나는
더이상 순수한 (언제는 순수했냐마는) 눈으로 주님을 바라보고 원하지 않게 된다는 점이다
내가 원하는 그 무엇인가를 이루기 위해
마치 게임에서 퀘스트를 깨기위해 찾아가는 npc처럼 주님을 대하고 있다
왜 나는 이런 식으로 밖에 하나님을 대접하지 못하는건지
내가 당신을 당신으로만 원하지는 못하는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