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그 자리에 계신다.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제약이 없다. 나의 모든 말을 허투루 듣지 않으신다. 물론 헛소리 기도는 알아서 거르시는 편이다.
가끔씩 하나님에 대하여 상상을 해본다. 그 분은 자신의 형상을 본 따 인간을 만드셨다. 그로부터 남성과 여성이, 남성성과 여성성이 나왔다. 그 분에게는 그 모든 것이 있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우리는 그 분 특성의 아주 일부를 지니고 있을 뿐이다. 그러하다면, 그 분은 때로는 아주 어여쁜 여인의 형체로 그려지기도 하고, 세상 그 어떤 것도 뚫고 나갈 수 있을 것 같은 강인한 눈빛을 지닌 전사의 모습이 되기도 한다. 어떤 때는 봄날의 따사로운 햇살, 어떤 때는 휘몰아치는 폭풍우, 때로는 고요한 눈발만 날리는 평온한 겨울과도 같은 모습.
인간이 아무리 상상력을 키워 보아도, 그것은 한참 모자라고 부족할 뿐이다. 세상의 모든 것이 천상의 것을 흉내내는 것에 그치는 그림자에 불과하여, 인간의 모든 시도는 불완전하나 그 자체로 아름다움은 있기에 못내 슬프지만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쉬이 바래고 빛을 잃어가는 것들을 볼 때마다 한 숨결에 하늘의 것을 그려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슬픔도 죽음도 갈라짐도 미움도 없는 하늘 그 곳. 내 돌아갈 본향, 아직 가보지 못했으나.
아버지, 저는 이것을 잘 해내고 싶습니다. 주님 안에서 올바르게 행하고 싶습니다. 주 앞에서 행하여 완전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