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이 모든 날들이 지나고
놓임을 명 받았을 때
내가 입고 있던 겉옷을 벗으면서
어깨를 죄고 있던 옷이 풀리면서
멍에가 풀리는 것을 알아차릴 때
그때야 비로소
아, 이 옷이
이렇게나 무거운 것이었었군요.
입고 있었을 땐 몰랐는데
굉장히 무거웠었네요.
이 무거운 옷을 입고
어린아이가 잘도 어른 행세를 하고 있었네요
들키지 않으려고 무던히도 애쓰면서요
아마 다 보였을 거에요
그래서 너른 이해로 다들 감싸고 넘어가준 것이겠지요.
이제 전 가벼워졌어요.
그러면 나는 다시 아무 것도 없이 꿈만 가지고 있던 5살 짜리로 돌아가서
아무도 없고 나와 나의 신만이 서로 마주보고 있는 그곳으로
다시

60년이 꿈결같이 지나갔으리라

즐거웠었다고
재밌었다고
행복했었다고

때때로 아프고 슬프고 외롭고 괴로웠으나
함께 한 모든 나날들이 기쁨이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