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제 그 날들은 가고 없고
여기 내 영혼의 한 조각을 두고 가니
희미하게 흩어져가는 흔적들을 붙잡으려 애쓰다 보면
나는 괜한 욕심을 부리는 것이 아니라 허망하게 흘려보내지 않으려는 것일 뿐이라고
이렇게 조용하고 느슨하나 그러므로 단단한 연대를
불뚝대며 뛰는 혈관을 보았다
용트림을 하며 뛰는 그것은 지름이 족히 3센치는 되어보였다
6센치가 넘어가면 저것도 파열 가능성이 높아지려나
저러다 진짜 터지기라도 하는 것 아닐까
나는 무서워져서 눈을 내리깔고 얼른 그 자리를 피해버렸다